[리뷰] 뮤지컬 범옹 밤공 221126

2022. 12. 14. 12:28공연 (연극·뮤지컬)/공연 관극 후기·리뷰

*스포주의

*주관주의

오늘은 페어는 별좌쿨. 좌헌 배우님 고정으로 회전 돌고 있는데 맆(안재영)숙주는 아직 보지 못했다. 12월 넘어가야 볼 수 있을 듯... 스케가 왜이렇게 안 맞나요 엉엉..

아무튼 나는 유승현, 임별 배우님 중에 굳이 더 나은 신숙주를 고르자면 유승현 배우님이었다. 근데 오늘 공연보고 조금 바뀌었을지도?

 

그만큼 좌삼문과 쌓아올린 서사, 디테일들이 너무 좋았다. 사실 자첫에서 별 배우님이 튕겼던 이유는

1. 너무 나약한 인물 캐해

2. 무술 재주가 없어서

3. 특유의 쪼,,와 낮은 톤

때문이었는데

 

차근차근 말해보자면, 자첫때 별 배우님이 눈물이 너무 많아서 저 사람이 정말,, 독한 마음을 품고 반혁을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사람이 너무 감정적이었고, 그래서 신숙주치곤 비이성적이고 정신력이 너무 나약하다고 느꼈던 것 같음. 물론 이 연기가 삼문이와의 관계성과 그 속에서 나온 죄책감 때문이라면 납득하겠지만, 그 당시(페어첫)에는 딱히.. 둘 사이가 애틋하다고 느끼지 못했던 것 같음. 아무튼 내가 생각하던 신숙주의 이미지와는 너무 달랐다. 

 

그리고 극 중에 칼을 쓰는 장면 + 수양대군이 “자네도 무술을 잘하지 않던가~” 뭐 이런 뉘앙스에 대사가 있는데.. 그냥.. 몸이 너무 무거우실게요.. 그치만 이건 씅숙주도 비슷했으니 크게 말하진 않겠음,, 아무튼 무술은 몰겠고 그냥 조용히 글공부하던 사람 같다 뭐 그 말씀 (팬레터 때문인가?)

 

마지막으로는... 내가 자첫을 유승현 배우님으로 했는데, 두 배우님의 노래 키(key) 자체가 아예 달랐다. 그래서 넘버가 귀에 좀 안 붙기도 했고, 목소리 톤이 굉장히 낮으셔서 대사 전달력(..)이 별로라고 느낀 듯. 노래 키를 낮춰부르면 생기는 문제점이 다른 배우들과 듀엣/ 삼중창을 할 때 넘버 자체, 혹은 배우 목소리가 굉장히 이질적으로 들린다는 건데, 그게 너무 느껴져서 별로였다. 삼중창이.. 특히 그랬음

 

아무튼 이렇게 의도치 않게 불호 후기를 박박박박 썼는데, 겁 없이 쓴 이유는 오늘 공연에서 이 불호 포인트가 아주 많이 사라졌다는 점이지요~

 

<빛나고 찬란했던>이라는 넘버에서 했던 장난치는 애드립(인데 디테일로 고정된 듯)들을 통해서 나는 숙주와 삼문이는 ‘툭툭거리면서 싸우지만 서로 정말 아끼는 형제’같은 관계라고 느껴졌다. 별좌가 몸집 차이가 많이 나서 그런가 ... 막내동생(좌) 챙기는 첫째 형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이 대목에서 별숙주가 삼문이를 얼마나 아끼는지 보이니, 후반부에 왜 그렇게 눈물 콧물 다 흘리면서 우는지 납득이 됐음. 이러한 이유로 첫 번째 불호 포인트는 사라졌구요

 

사실 두 번째랑 마지막은 여전한데 별좌가 쌓아올리는 관계성이 저걸 다 잊게 한다

 

오늘은 <나비> 디테일이 너무너무 좋았음.. 원래 좌헌이가 바닥에 떨어진 꽃잎을 주워서 나가긴 했는데, 오늘은 줍기 직전에 숙주 등을 어루만져줬다. 나는 디테일이 정말 정말 정말 너무 좋았던게, 좌삼문은 죽기 직전에 “너라도 살아서 난 다행이라고 생각해. 난 괜찮으니 마음 편하게 죽여줘” 라는 느낌을 굉장히 많이 주는데 (쓰고보니 좀 무섭고 이상하네), 이 행동이 그것의 연장선처럼 느껴지기 때문임. 

등을 만져주는 행위 자체가 “너무 걱정 마시고 남은 생 죄책감 없이 잘 사시게나..” 라며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여기서 별 배우님이 오열을 했으니,,, 완벽한 페어 디테일 완성 

 

그러고 넘버를 이어 부르며 무대 위 단상으로 올라가는데, 오늘은 넘버가 끝날 쯔음 자기 옷에 붙어있던 꽃잎을 숙주 손에 건내주고 퇴장했음.. 그냥 머리 빡빡 칠게.. 이런 좌헌이의 디테일이 너무 좋습니다 점말로... 근데 사실 이건 애드립인 것 같은게, 옷에 꽃잎이 끝까지 붙어있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그냥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뭔들 전 너무 행복하구요..

 

왠지 모르겠는데 오늘은 숙+삼문이의 관계성에 좀 집중을 해서 본 것 같다. 같은 꿈을 꾸며, 우리가 꿈꾸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가자 (넘버 만일)는 얘기를 나누며 행복한 추억을 보냈는데, 결국 각자가 꾸는 이 ‘꿈’ 때문에 갈라진다는 게 마음 아팠다.

 

오늘 연기 노선은 다들 너무 좋았는데, 좌헌이의 목 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았던 것 같아서 아쉽다,, 범옹 넘버 정말 잘 하는데 엉엉,, 하지만 노래까지 완벽했으면 난 머리 다 뽑고 지금쯤 널부렁 누워있었겠지... 

 

암튼 오늘 후기는 이정도로 끝내야겠다.. 생각나는 거 있으면 수정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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