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연극 빛나는 버러지 후기 221211

2022. 12. 14. 13:48공연 (연극·뮤지컬)/공연 관극 후기·리뷰

*자첫후기

*스포주의/주관주의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빛나는 버러지를 안 보러갈 수 없었기에 티몬으로 호딱 예매를 하고 보러갔다옴

안 보러갈 수 없었던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정말 재밌는 극이라고 했기 때무니요 (간단 - 글고 내가 팔랑귀임)

아무튼 그렇게 해서 보러가게 됐는데

티몬 비지정으로 긁었는데 B열을 받았음.. 또잉.. 다들 많이 보러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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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관극 없는 날 + 오정택 배우님 일 하는 날로 맞춰서 갔음. 별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아는 얼굴 보러가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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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극을 보면서 느끼는 건데, 요즘 무대 위에 소품이 없는게 유행하는 연출 방법인건가 싶기도 하고... 온더비트도 그렇고 살수선도 그렇고 빛버도 그렇고 무대 위에 정말.. 아무것도 없음.

무대 뒷편에 단을 높여놓은 거 빼고는 소품이 코빼기도 안보일게

뭐 어떤 이유든 간에 난 무대 위 공백을 굉장히 좋아해서 공백을 잘 쓰는 무대를 좋아하는거라고 정정할게

뭐 그래서 객석에 딱 들어갔을때 무대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내용 자체는 복잡하지 않았음

우범지대에 살고 있던 올리,질 부부에게 도시재생사업부로부터 집을 주겠다는 편지가 오고

그 집에 들어와 살게 되는데, 한 노숙자가 집에 들어오면서 올리가 우연히(?) 살인을 저지른다

그러자 시체에서 강한 빛이 빛나며 집이 '리노베이션' 된다

여기서 리노베이션이란 집의 내부가 본인들이 원하는 대로 꾸며지고 리뉴얼되는 것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부부가 끊임 없이 집을 리노베이션 하게 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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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기서 나름 중요한 사실은 '질'이 뱃속에 아이를 품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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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블랙 코미디 그 자체인듯

지극히 현실적인(일부 제외), 혹은 현실에 존재할 수 있는 잔혹한 장면들 속에서 익살스러움과 풍자를 자아내는 것

그게 연극 <빛나는 버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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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중간에 좀 피곤해서 놓친 부분이 있었는데,

대사 티키타카가 워낙 좋고, 어렵지 않아서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오히려 단어+뉘앙스가 어려웠으면 재미 없었을듯.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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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이 다 상당히 흥미로운데,

올리(남편)가 변해가는 과정을 보는게 재밌다. 왜냐면,,, 내가 그 상황이였으면 그랬을 것 같거든

처음에는 미스디가 사기꾼이라며 꺼려하더니, 나중엔 누구보다 열심히 리노베이션을 해내려고 하는 게 꼴보기 싫은데

그 속에서 내 자신이 보이니까 짜증남

완벽한 블랙코미디

질(아내)은 반대로 처음부터 이 계약을 하고 싶어했고,

리노베이션에도 누구보다 열정적인 사람임

둘 다 이럴 생각은 없었을텐데

그치만 누구나 살인 저지를 생각을 하면서 태어나진 않잖아요

결과적으로 범죄를 저지른거니까 뭐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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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질의 행동들이 굉장히 거슬렸음 그 이유가

올리는 리노베이션을 위해 일련의 노력이라도 하는데 여주인공은 뱃속의 아이 핑계를 대면서 실질적으로 하는 일이 없으니, 그게 너무 너무 보기 싫었음. "나는 아이가 있잖아" "아이를 위해서"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건 또 보는 사람 관점마다 다를 듯.

뭐 물론 부부 중에 누가 더 낫냐를 비교하려는 건 아니야, 결국 그 일을 저지른건 각자가 아니라 '부부'의 생각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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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부부가 사람을 죽일 때 대는 핑계들이 좀 웃겼음

(살인은 그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게 나의 생각이라)

"이 사회에서 쓸모 없는 사람들로 죽이자"

"저 사람들은 죽을만해"

사람의 가치를 비교하며 본인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는 저 말들이 기억에 남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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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올리'처럼 행동을 했을 것 같다고 앞서 얘기했는데 그 이유가

나 역시도 그 사람들과 같이 무한 리노베이션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남들이 하면 저 비윤리적인 사람들..하는데 막상 대입해보면 나도 욕심에 눈 멀어 내 자식까지 끌어들여서 저 짓을 하고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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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후반부에 다다르면 올리와 질이 본인들을 이해하냐는 질문을 하는데,

난 이해한다고 속으로 대답했다

내가 말한 그 "이해해"는 그냥.. 정말 이해한다는 뜻이었는데, 그들이 그 일을 끊임없이 반복해서 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였는데,

내 생각이 그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 같아서 정말 찜찜했음

이 대답을 하고 나 역시도 그들처럼

덫에 걸렸다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되는 이 극의 메세지 전달 방식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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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서 생각했던 몇 가지 포인트는

1)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것

- 살인에 대한 죄책감도 전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본인들의 잘못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어떤 벌을 받게 될지걱정하는데에서 인간의 이기적인 면모를 볼 수 있었음

-'아이'는 살인 선택권에서 제외된 것도 좀 웃겼음. 일말의 양심인건지. 본인들에게 아이가 있어서 그런건지. 사실 리노베이션으로 가장 적합한건 어린 아이들일텐데 말이지 (작고 가벼우니까)

그래서 뱃속에 아이가 없었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봄

2)정말 정부가 저런 방식으로 땅을 살려내는지

-도시재생을 목표로 한다면 나름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실제로 이 방식을 사용하는지 좀 궁금해짐(물론 돈은 많이 들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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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이 이 부부가 실수-유인-물색의 단계를 거친다는 글을 봤는데, 너무 적절한 단어라 가지고 옴

실수로 사람을 죽여 리노베이션의 방법을 발견하게 되고 , 그 후에는 사람을 집으로 유인해 죽이고 , 그것도 모자라 죽일만헌 물색하는 단계적 행동이 겉잡을 수 없이 깊어지는 이들의 욕심, 욕망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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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 오늘도 졸리니 이쯤에서 끝내도록 하겠음다

내일은 .. 스위니 후기 써야하는데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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